八旬哀唱曲

포토에세이 2008. 5. 11. 21: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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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朴鼎鎭

부모님께 생을 받아 어언 여든 해
황혼의 해풍 같은 음(陰)자리
텅 빈 가슴 아무 것도 메운 것 없이
이렇게 맹물처럼 바보처럼 살았구나.

빛 바랜 낙엽 흩날린 길가에
힘없이 쓰러진 나의 그림자.
희노애락 모두 메말라
은발의 허상만이 말없이 흐느끼고
아스라이 흘러가 버린 노을진 집념들.
한 아름 뉘우침 되어 아리게 허전할 뿐
목 메인 산울림 마저 흩어진
팔순의 마루턱은 그저 초조하구나.

여울진 기억마저 가물가물
가야 할 길 그리 멀지도 않을텐데
끝내 나 홀로 풀지 못한 미련들.
아무에게도 짐이 되어 너절해선 안되겠지.

허공, 우러러
팔순이 부르는 추억의 애창곡
그믐날처럼 오경(五更)에 서산(西山)을 간다.
이 길은 뒤돌아 볼 수도 뒤돌아
갈 수도 없는 길.
슬픈 노래도 이별의 추억도
다 잊었습니다.

40여년간을 시골 초등학교 교육에 온 몸을 바치시고 일흔 아홉에 하늘나라로 가신 장인어른,
흔하디 흔한 광고 전단지 뒷면에 볼펜으로 써서 몰래 앉은뱅이 책상서랍 속에 얌전히 넣어두고 가신 장인어른의 遺詩,
뜻밖의 선물에 가족들이 액자에 담았습니다.   ggoggi031
Posted by 송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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